1990년대 이후 우리 사회의 특징이 어린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살피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정신에 앞서 가는 물질 풍요시대의 생활양식   1990년대 말, 1998~1999년에 걸쳐 국가가 경제적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1990년대 이후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물질적 풍요를 가장 크게 누리게 된 시대였습니다. 그 결과 만연하게 된 소비풍조와 이에 병행하는 물질 중시사상이 지식층까지 깊숙이 파고 들었고 이런 의식구조는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 사회에서의 강조점 변화   여성의 사회활동의 적극성과 더불어 남녀평등 구조를 이루었으며 이는 남성중심의 사회 구조와 의식에서 지금은 여성에게로 많은 부분 중심점이 이동되었습니다. 장유유서의 질서가 무너지며 연장자에게 주어졌던 사회적 무게가 연소자에게로 이동하였습니다. (3) 핵가족화   1990년대에는 한 자녀만을 둔 3인 가족이 흔해졌으며 이러한 핵가족화와 자녀수의 감소는 어린이를 나약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조장하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어린이들이 자기중심적이고 참을성이 부족한 인격의 소유자로 자라게 하였으며 특히 인성, 사회성, 도덕성의 결함을 지닌 어린이들을 많이 보게 되는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4) 경쟁 및 성취에 대한 압박   우리나라 역사상 조선조의 관리등용제도가 몰고 온 경쟁을 제외하면 오늘날처럼 정치, 사회, 경제, 교육의 모든 측면에서 경쟁이 심한 때는 없었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은 이 경쟁 사회의 틈바구니에서 스스로를 구하지 못하고 희생되기도 합니다. 어린이들은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며 자신감을 살리지 못합니다. 나만이 이기려는 것에 얽매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못하는 인격은 곧 공동체 발전에 심한 장애가 됩니다. (5) 텔레비전, 컴퓨터 등 영상매체의 보급   지금의 어린이들은 텔레비전과 더불어 컴퓨터 화면에 매어 있습니다. 이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또 다른 형태의 정보 전달 미디어가 출현할지라도 이들은 특히 컴퓨터의 화면을 외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려서 익힌 습관과 사고 양식에 지배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어린이들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영상 매체들의 장점과 단점을 생각해보고 장점을 살려 이용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6) 소외 가정의 증가 문제 (부유층, 극빈층)   나날이 더해 가는 빈부 격차의 문제는 많은 사회 문제를 야기 시켰습니다. 특히 극빈층이 겪는 어린이들의 환경적 소외는 물질적 소외와 더불어 정신적 소외로 이어지며 어린이들의 자연스러운 성장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유층의 자녀들 역시 금전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혼 등에 의한 가정 파괴나 돈을 쓰는데 분주한 일부 부모들이 자녀 돌보기를 등한시 하는 등 가출 청소년의 많은 숫자가 오히려 여유 있는 가정 출신의 자녀들이라는 점은 묵과할 일이 아니며, 이러한 환경의 어린이들은 정신적으로 매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