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기문의 대부분은 교육적 용도나 역할의 모델 제시에 불과하였다. 이상적인 영웅들의 바람직한 면, 전기를 쓸 만한 필요가 인정되는 측면들만을 부각하여 기술하고 그들의 민감한 정치적 신념이나 개인 생활에 관한 이야기는 기술을 정책적으로 피하게 하였다. 또한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훌륭하지 않은 행위, 쟁점이 되는 주제들은 포함할 수 없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와서 정치와 사회 부문이 개방되고 생활양식이나 가치관에도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문학에 반영되면서 전기서 역시 영향을 받게 되었다 (장준하 / 김민수 지음 / 사계절 / 1994), (전태일평전 / 조영래 / 돌베개 / 1983초판, 1991개정) 아동을 위한 전기 작품에 대한 관점이 바뀌면서 유명한 사람들의 훌륭한 면만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의 결점을 강조하고 열등감을 갖게 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유명하지 않은 보통사람들이지만 위대한 인물들의 전기를 생산해 내고 있다. 또 유명한 인물들을 다루더라도 보다 전체적인 구도로 솔직하게 다루는 경향을 보인다. 스포츠나 영상연예의 인기로 유명한 사람들의 전기물 출판도 그러한 범주에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기 작품은 소설이나 기타 다른 장르에 비해 작품으로서 극복해야 할 벽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진정한 전기 작가는 대상 인물에 대해 많이 연구하여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 지식을 통해 작가가 헤아리는 어떤 개성 있는 모습을 문학적으로 구현해 내야 한다. 단순히 문필에 익숙한 것 가지고는 좋은 작품을 생산하기 힘들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의 전기서들은 대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저술하였다. 이것은 문장의 세련성은 확보하게 되었지만 반면에 누적된 전문성이 아쉽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현재 서점가에 나와 있는 많은 전집류의 전기서들에서 보이는 인상은, 어린이를 위한 작품으로써 어린이를 위하지 않고, 어린이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훈주의와 우성주의(우등주의)에 빠져서 포장되고 미화된 인물뿐이며, 생생하고 실감나는 (위인)인간을 만나기 어렵다.? 상투적인 문장과 단어의 나열로 일관하여 어린이들이 식상함을 느끼게 하고 결국은 읽지 않게 만들고 있다. 여기서 읽고 안 읽고는 학교교육에서 과제로 주는 억지로의 의미일 뿐임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