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상담의 적용Ⅰ

1.2/3/4 유형의 사람들 : 가슴형 2/3/4 유형의 사람들은 대개, 삶이나 관계의 실패감을 느끼면서 영적 지도를 구하러 온다. 2번 유형의 사람들은 자기를 ‘도움이 필요한 자’로 생각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정식적인 영적 지도를 받기를 꺼려한다. 3번 유형 사람들은, 특별히 명망 높은 사람을 자신의 지도자로 삼았을 경우 그 사실을 알리고 싶어하며 4번 유형의 사람들은 지도자가 자기의 복잡한 현실에 대처할 만한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최소한 자기 자신에게라도 내세우고 싶어한다. 1)관계에 집착하는 내담자를 대할 때 지도자는 2/3/4 유형에 속한 내담자들을 대할 때, 지도자-내담자라는 도식을 부각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은 내담자들이 자신의 표현에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지도자의 반응을 본능적으로 점검하는 성향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일부 지도자들은 내담자들의 시선이나 얼굴 표정을 비롯한 신체 반응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담자의 자기 현존(self-presence)이라는 점이다. 지도자가 내담자의 반응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내담자의 자기 현존에 악영향을 미친다. 2/3/4 내담자의 지도에서 가장 주요한 것은 그들이 현재의 체험에 직면하여 그 체험이 본인에게 어떠한 정서 반응을 일으키는지 의식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2)직접 체험을 느끼도록 한다 지도자는 2/3/4 유형의 내담자들이 ‘지금 여기’ 라는 미완의 순간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 지도자가 그러한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을 때, 내담자들은 반성과 자의식을 동반하지 않은 채 지금 여기의 순간으로 파고들 수 있다. 가슴형의 사람들은 사건들을 통해 결과를 추론하여 완성된 시나리오를 만들려는 경향이 있으므로 과거에 대한 성찰이나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에 통찰과 감정의 순간들을 지나쳐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현 순간에 머물려고 하기보다, 현 순간이 다가오는 즉시 그것을 포착하여 다른 데 활용하려 든다. 2/3/4 유형의 내담자들은 지도를 통해 얻은 내용을 자기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지도자에게 과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대개 체험에 대한 통찰과 감정을 조급하게 물리치고, 추후에 자기 혼자서 해결해야 할 연구 과제로 보류한다. 이러한 태도때문에 지도 시간 중에 가장 중요하게 체험해야 할 현 순간을 놓치고 만다. 2/3/4 지도자는 지도 시간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 시간의 내용을 요약하여 결론짓는 태도를 보이는데 이 때문에 가슴형 내담자들의 집착에 동조할 수 있다. 그러한 경우 지도자는 내담자와 합세하여 지도 시간의 내용을 하나의 완성된 시나리오로 포장해버린 꼴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가슴형 내담자들이 지도 시간 중에 일어나는 감정들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8/9/1 유형의 지도자들은, 2/3/4 내담자들이 자기 감정으로부터 벗어나 감정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을 거라고 염려할 수 있지만 2/3/4 내담자들은 오직 현재의 감정에 전념함으로써 보다 충실한 체험에 접하게 된다. 5/6/7 유형의 지도자들은 내담자의 진술 상황들과 그의 현실 자체를 파악하기 위해, 내담자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추궁하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는 내담자의 마음을 분산시켜 가슴형 내담자에게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체험의 분위기를 무산시키고 만다. 감정의 심층적 차원에서 자기 삶의 현실을 접했을 때, 2/3/4 유형의 사람들은 종종 예상치 못한 침묵으로 빠지게 되는데 그러한 침묵은 방해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3)계획표의 문제점 2/3/4 내담자를 지도하는 경우, 지도자는 내담자가 현 순간 자기에게 일어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안한 상태로 이끌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도자가 계획표에 얽매이는 경우, 자기로부터 이탈하여 주위 환경으로 빠져드는 2/3/4 내담자들의 본능적 에너지는 상담자의 환심을 사려는 노력, 즉 지도자가 지도 성과에 만족하게 하려고 애쓰게 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기보다, 지도자의 작업에 협력하는 데 정신을 빼앗기고 만다. 자기 삶의 시나리오를 쓰는 본능적 습성을 지닌 2/3/4 내담자들은 종종 지도자의 의도된 조종이라고 판단된 것에 뚜렷하게 협조한다. 이 경우 그들은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든 간에 더 이상 지도 시간 자체에 현존하지 못한다. 2/3/4 유형의 내담자가 보다 깊은 감정의 반응으로 들어가려면 자유로운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들은 일정표나 정해진 계획이 없을 때에야 비로소, 지도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를 계속 충실히 수행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만 참된 영적 지도 관계에 필요한 자발적 태도를 취할 수 있다. 지도자의 존재가 잊혀진 듯한 지도 시간은 2/3/4 내담자들에게 특별하고도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된다. 그와 반대로 그들이 그저 계획된 것을 따르고자 할 때, 그들의 현실은 과장되거나 간과되며, 혹은 허위로 포장되어 버리고 만다. 4)기능의 역할 그들이 지니는 집착들은 많은 경우 행동 기능으로부터 형성된다. 지금 여기의 현실에 직면하도록 만드는 정서 기능(the feeling function)은 2/3/4 유형의 사람들이 가장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기능이다. 따라서 지금 여기의 순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기에의 현존(presence to themselves) 체험을 터득하는 만큼 하느님의 현존(Presence)을 체험하는 것이다. 2/3/4 유형의 사람들에게 있어 지각 작용은 성찰(reflection), 즉 과거 체험에 대한 숙고로 나타난다. 거칠고 공격적인 차원에서 질문과 문제에 대한 해답을 요구하는 분석(analysis)과 대조적으로, 성찰은 부드럽고 여유 있게 과거를 다시 떠올려 숙고하는 것이다. 성찰은 감정의 차원에서 충실히 삶에 대해 반응하는 자세로 2/3/4 유형의 사람들 스스로도 미처 몰랐던 자기의 기능이다. 성찰(reflection)은 회상(reminiscence)과는 다르다. 회상이 과거의 사실을 현실의 눈으로 각색하는 반면에 진정으로 기억한다는 것, 성찰은, 과거 그대로의 지각, 감각, 감정을 있던 그대로 충실하게 복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과거가 포용되면서 그로부터 해방된다. 2/3/4 사람들을 위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요건은 성찰과 단순한 보고를 분별하는 것이다. 성찰과 단순 보고를 구별짓는 요소는 정서(feeling)이다. 감정들이 표면화되기 위해서는 신체/행동 기능(body/behavior function)을 통해야만 가능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2/3/4 사람들이 감정에 직접적으로 접근하여 체험하기는 쉽지 않다. “당신은 무엇을 느끼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 그들은 종종 자기 내면이 동요와 혼란을 겪는다는 것 말고는, 자기의 감정을 체험한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신체 반응은 정서 상태의 지표가 되지만, 특별히 2/3/4 유형의 사람들에게 있어 신체 반응은 정서 상태를 알게 해주는 유일한 경로이다. 따라서 신체 반응이 어떠한 증상이며 어떠한 식으로 내면의 상태를 표출하는가에 대해 내담자들의 주의 집중을 촉진시키는 것은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신체 반응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2/3/4 유형에서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히스테리를 예방할 수 있다. 통념적 의미의 히스테리란 불안과 좌절을 동반한 공포 현상을 말하는데 보통 2/3/4 유형의 사람들이 이 질병에 걸리기 쉽다. 2/3/4 유형의 사람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즉 그들의 표현을 빌어 “살아 남기” 위해서는, 막연하게 느껴지는 불안의 에너지가 일정한 베이스 캠프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불안의 에너지는 병적 증상과, 미래에 대한 장황한 시나리오, 각본 안에서도 자리 잡게 된다. 2/3/4 유형의 내담자들은 불안해질수록 주의 집중하기가 더욱 힘들기 때문에, 자기 내면의 활동을 분석해서 현재의 문제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5)영적 성장을 위한 방법론들의 활용 일반적으로 8/9/1 유형의 지도자들은 2/3/4 내담자들이 제시하는 자기 과거의 기억을 통해 정서적 영향을 쉽게 받지만 2/3/4 내담자들이 하나의 각본을 쓰고 있다고 가정하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자들보다 내담자들이 오히려 정서적인 영향을 덜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서전 쓰기’나 ‘특별한 기억 쓰기’를 통해 개인사를 표현하도록 하는 것은 5/6/7 유형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작용하지만 2/3/4 내담자들은 명료하고 치밀한 플롯을 통해 전개하지만, 정서를 기반으로 한 실질적 느낌은 결여될 수 있다. 꿈의 작업(dream work) 역시 꿈 내용을 개작해서 서술하는 식으로 왜곡될 수 있다. 그들은 그러한 방법을 통해서 아무런 정서적 반응이나 변화를 체험하지 못한다. 2/3/4 유형에게 유용한 “방법”은 감지된 감각에 집중을 요하는 방법으로서, 신체 반응을 통해 자신의 현존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2/3/4 사람들은 자기의 신체적 감각들에 집중함으로써 신체를 통한 의식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주위 사람들의 음색이나 용어들, 주변 환경이나 과거의 기억들 속에서 흘러나오는 맛이나 냄새 등을 활용하여 그러한 방법론을 더욱 확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타자와 주고받는 접촉은 자기와의 접촉을 촉진시킬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접촉이란 처절한 불안으로 붙잡고 매달리는 접촉이 아니라, 자유로운 선택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접촉이다. 충동적 상태로 바싹 껴안는 포옹과 자유로운 마음으로 상대방의 현실에 다가서기 위해 껴안는 포옹을 구별할 줄 아는 것은 특별히 2번 유형의 사람들에게 있어 필요한 점이다. 2/3/4 유형의 내담자들에게 무엇인가를 제안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일반적으로 그들은 지도자가 제시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순응하고, 심지어는 열성적으로 그렇게 따르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성공적인 관계를 맺으려 하고, 일을 잘 수행하고자 하며, 좋은 인상을 심어 주려 하고, 결국 성공적인 지도 과정과 내담자의 협조에 흡족해 하는 지도자의 흐뭇한 표정을 보면서 자리를 뜨고자 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지도자의 일정에 따라 움직이고 있을 뿐이면서도,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이런 경우, 많은 것들이 일정하게 진행되었지만 심도 있게 이루어진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을 지도자는 감지할 것이다. 지도 시간이 이처럼 ‘일정 실행’에 머무르면서 정체될 때에는, 다른 모든 방법을 제쳐놓고 내담자에게 지금 여기(here and now)의 상태에서 자기의 신체 반응을 느끼도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순간 당신은 무엇을 보는가? 자신의 목소리와 지도자의 목소리를 어떤 느낌으로 듣고 있는가? 당신은 어떠한 신체 반응을 느끼는가? 당신에게 그 반응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고 난 후, 지도자는 일단 내담자와 함께 한 발짝 물러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으려 하지 말고 단지 내담자의 현존의 느낌을 기다려야 한다. 6)독립성의 문제 2/3/4 사람들은 타자로부터 독립성을 취하는 동시에 정당성과 지지를 얻기 위해 타자에 의존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삶과 체험을 스스로 조종하려는 집착에 사로잡히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특별히 타자의 인정(approval)을 얻기 위해 어느 유형의 사람들보다도 더욱 타자에게 의존한다. 그들이 강력하게 의사를 표명하는 태도와 외관상으로 드러나는 확신에 찬 행동은 독립심이 강하다는 인상을 갖게 하지만 보여주는 만큼 확고부동한 결단이 아닌 경우가 많다. 8/9/1 사람들은 2/3/4 사람들이 지녔다고 하는 소신에 대해 논쟁을 벌이지만, 반면에 5/6/7 사람들은 2/3/4 사람들이 그저 사태의 흐름에 자기를 맡겨 버리는 것에 대해 캐묻지 않고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2/3/4 유형의 사람들은 타자의 주장에 따라 쉽게 자기의 태도나 결정들을 수정한다. 이들은 신속하게 자신의 마음을 결정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타자가 나타내는 반응에 따라 그것들을 변화시키는 것도 쉽게 할 수 있고 내던져 버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3/4 내담자들의 지도자는 내담자들이 확신(conviction)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을 검토하고,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 내담자들이 확신하는 것의 정서적 깊이를 발견하고 나면, 그 확신의 정도를 알 수 있다. 2/3/4 내담자와 동일한 본능을 지니고 있는 2/3/4 지도자는 내담자의 급작스러운 의사 변동에 대해 덜 당황할 것이며 그것을 보다 잘 이해할 것이다. 2.제 2 유형(도와주는자) 내담자 제 2 유형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단어는 “구원자(rescure)”다. 자기에 관한 나쁜 이미지나 고독하고 단절된 느낌 등은 제 2 유형 사람들이 보기에는 시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이들은 스스로가 보다 긍정적으로 사고해야 하며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필요성에 관해, 자기와 내면적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자기가 타자를 향해 분노의 감정을 가질 때, 스스로를 고발한다. 그러한 내면적 대화들은 질책하는 에너지이기보다는 조용한 충고로 타이르는 유화된 에너지이다. 제 2 유형 사람들은 타자들도 자기처럼 긍정적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체험이 자기나 타자에게 무익할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타자를 두둔함으로써 자기 및 타자를 그 체험으로부터 격리시킨다. 그것은 지도자에게 아첨하는 말투의 형태로 드러나는데, 특히 지도 시간 중 긴장감이 자리잡을 때 자주 이용한다. 아첨의 말투를 써서 지도자로 하여금 부담스런 문제를 추궁하지 못하도록 한다. 또한 그들은 아첨을 통해 스스로가 진행 상황에 만족을 느낀다는 사실을 지도자에게 알린다. 다른 한편, 아첨을 통하여 간접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기꺼이 불쾌감을 참아낼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려 한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2번 유형 내담자가 지니는 피상적인 보고 형식, 수다스러움에 압도되기 쉽다. 이러한 아첨 투의 태도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내담자에게 방금 일어났던 일을 환기시키면서 사태 관찰에 대한 언급을 내담자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대개의 경우 2번 내담자들은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지도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지금 여기’의 상황을 기술하게 함으로써, 내담자 스스로가 인정하기 두려워하는 불쾌감을 의식시켜야 한다. 감정으로의 발전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가끔 지도자를 배려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들은 지도자가 피곤한지 혹은 어디가 아픈지, 지도자의 가족들에 대한 염려, 또는 이전에 지도자가 드러냈던 관심거리에 관해 언급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재치 있는 표현이나 재미있는 말을 하면서 마주하기 두려운 아픔과 슬픔으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이들은 자기나 타자가 지닌 어둠의 세계를 직시하기에는 너무 빈약한 내적 자원을 지닌까닭에 한번 웃으며 그 어둠을 멀리 던져버리려고 한다. 이들 삶의 갈등을 들어보면 괜한 사람의 일에 참견하고 간섭했다는 사실을 곧 눈치챌 수 있는 내용이 많다. 대개 그들의 언행은 어떠한 자세로 어떻게 생각하고 처신해야 하는지를 타자에게 알려주기 위한 의도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단지 도움을 주려고만 한다. 분명 그들의 의도는 상대방에게 분별 있고 자상한 태도로 비쳐질 것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타자가 이러한 배려에 덜 긍정적으로 반응할 때 당황해 하며 상처를 입게 된다. 이 경우 제 2 유형 내담자의 지도자가 취해야 할 방법은 단지 체험을 관찰하도록 환기시키고 내담자에 대한 일체의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다. 즉 지도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현재의 자기 행동에 스스로 직면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이때 내담자는 자기가 감정이나 의지의 차원에서 스스로를 얼마나 방치하고 있는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한 사실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 자기가 했던 행동들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을 때, 이들은 이러한 깨달음으로부터 도망가고 싶다. 그들은 이제까지 자신의 현실을 규정한다고 여겼던 것-자신의 충고나 봉사-의 허울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고작 삶에의 직시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수단이었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이때 지도자는 가만히 곁에 있어 주기만 할 뿐, 어떠한 부정이나 비난에 끼여들어서는 안 된다. 지도자의 현존은 그 자체만으로도 내담자들에게 자기 현존의 모범이 될 수 있다. 제 2 유형 사람들이 흔히 취하는 삶의 입장은 고난을 겪는 순교자의 입장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자기를 반대하여 죄를 범하는 것이라 생각할 뿐, 자기가 사람들을 반대하여 죄를 범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저버릴지언정 자기는 타인들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제 2 유형의 분노는 대부분의 경우 자기의 선한 의도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쌓인다. 그들은 자신의 적대 감정을 인정하고 수용함으로써 잠시 동안 밝고 환한 기분을 지닐 수 있지만 자신의 분노가 부정되면, 비난으로 가득 찬 상처가 영적 지도 관계를 망라한 모든 관계들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나친 관계 확장은 제 2 유형이 겪는 여타의 문제들을 파생시킨다. 외로움과 공허감이 떠오를 때, 대개 이들은 자기가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동안, 정작 상대방과 머물러 현존하지 못하고 쫓기는 듯한 관계 속에서 소외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지나친 관계 확장은 극도의 피로를 낳게 되고 자신의 인간적 한계마저 느끼게 한다. 어느덧 그들의 몸은 저항을 일으킨다. 그들의 내면 저편 어디에선가 ‘아니오(the no)’라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 말을 꺼낼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제 2 유형은 종종 충동에 이끌려 사과의 말을 건넨다. 그들은 자신의 불완전한 행위 뿐 아니라, 자신의 미흡한 존재방식에 대해서도 미안하게 여기는 듯하다. 그들은 스스로 내세웠던 사랑이라는 명분만으로 충분할 줄 알았는데, 결과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발견한다. 만약 그들이 용감하게 진실과 회개의 여정에 투신한다면, 마침내 그들은 집착의 허상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사랑과 보살핌이란 명분을 내세워 남들을 기만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자기 중심적인가를 감추기 위해 그 모든 것들을 행했던 것이다. 그들은 집착에 사로잡혀 인간적 한계에 직면하기 두려워했고, 그 엄청난 두려움으로부터 도피했다. 어느덧 그들은 이제까지 행동으로 은폐해왔던 자기 존재의 부재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러한 시점에 도달하면 지도자는 지속적으로 그들과 머물면서 두둔과 긍정의 말로써가 아니라, 과거로부터 줄곧 행동이라는 방어 기제로 표출해 왔던 그들의 저항들을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다. 그때 그들은 자기 자신의 체험에 머물 수 있는 용기를 얻을 것이다. 아울러 그들은 자신의 비겁한 회피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을 바라보는 고통도 견디어 낼 수 있고, 그 고통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