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제 5 유형(관찰자) 내담자 제 5 유형 내담자들은, 그들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반드시 지적이거나 학구적인 성향을 지닌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스스로의 지각 기능에 의존하여 자료나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며 의미를 풀어 줄 열쇠를 찾아 나선다. 혼돈된 현실을 정돈해 줄 일종의 틀이나 내면의 지표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그러한 혼돈을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내적 질서나 체계가 파괴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만약 기존의 질서가 새로운 정보에 도전을 받는 경우, 그들은 새로운 정보가 타당한지, 혹은 자기 현실이 그것과 부합되는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혼란스러워하면서 방어 자세를 취한다. 일단 새롭게 입력된 정보를 기존의 지식과 종합하고 나면, 그들은 다시 안심하게 된다. 이때 그들은 무기력 상태에서 풀려나고 안정감을 되찾는다. 지도자는 5번 유형의 내담자들이 보다 깊은 차원으로 발전할수록 이러한 성향을 기억해야 한다. 저항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들의 태도는 대개는 본능적 차원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그들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낄 때, 과거의 체험을 돌이켜보면서 자기가 또다시 피해를 입을 것을 의식하게 된다. 정당하고 정돈된 상태로 되돌아갈 때까지 그들은 현혹되기 쉽고, 타자가 자기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일 때 피해 의식을 느끼게 된다. 5번 유형 내담자들에게, 지도자는 특별히 건강 문제, 수면이나 식사 습관, 소화 문제 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신체적인 문제들을 알려줄 뿐 아니라, 대체적으로 내담자의 현 상태에 관한 단서를 제공한다. 또한 지도자는 5번 내담자들이 현재의 집착적인 후퇴 방식과 과거의 유사한 상황들을 연결시키도록 제안함으로써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특별히 두려움이나 고통을 느꼈던 사건들에 접하게 함으로써 그들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도모할 수 있다. 이것은 지도자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5번 내담자들은 자기의 상태에 관해 자문한 후, 자기 개인사로부터 그 해답의 단서를 찾음으로써 자기 통제와 성숙의 중요성을 의식할 수 있다. 이때 그들은 자기 개인사를 망각하기보다 존중할 수 있게 되고, 아울러 과거의 사건들이 자기에게 주었던 영향을 인식하게 된다. 그들은 대개 적은 양의 체험으로부터 과도한 지각 작용을 이끌어 낸다. 따라서 지도자가 생각하기에는 아주 적은 양의 정보가 그들에게는 통찰을 위한 방대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감정과 통찰의 깊이가 부족한 5번 유형 사람들에게 삶은 피상적이고 빈곤한 차원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타유형에 속한 지도자들은 가끔씩 5번 유형 내담자들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보통 8/9/1 유형의 지도자들은 5번 유형 내담자들과의 관계에 깊이 몰입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들은 권태와 나른함으로 인해, 지도 시간 중에 집중을 유지하기 힘들다. 반면 2/3/4 유형의 지도자들은 지도 시간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침묵을 메우기 위해 과도하게 질문을 던지거나 내담자에게 표현을 강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는 상호작용을 촉진시키기보다 약화시킬 수 있다. 5번 유형의 내담자들은 지도 과정의 진척이 보이기 시작할 때, 자기 삶의 모습들을 분주히 들여다보고, 그러한 관찰을 자기의 유일한 현실로 삼게 된다. 그들은 자기의 상태를 바라보는 것에 너무 몰두하여 지도자와 함께 동반하는 것조차 잊고 일단 어떤 문제가 명확하게 드러나서 체험으로 다가오면, 그것은 그들에게 확고부동한 것으로 자리잡는다. 현실을 “관찰하는 것(seeing)”은 다른 어떤 유형보다도 5번 유형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다. 그들은 자기와 함께 관찰하는 지도자도 당연히 자기의 시각에 따라 인식할 것이라고 속단하고, 지도자가 제안하거나 질문한 내용을 놓쳐 버릴 수 있다. 지도자는 단순하고 간결한 표현들을 전개하도록 독려함으로써, 그들을 청중의 영역으로 인도할 수 있다. 경청의 자세는 지각 작용들을 정리하고 조합하는 데 그치는 피상적 차원을 확충시킨다. 지도자는 그들의 표현에서 드러나는 거리두기의 성향을 지적함으로써 그들의 현실 반응과 관련된 행동 자료를 유용하게 제시할 수 있다. 지도자가 새로운 정보를 요구할 때, 간혹 그들은 자기에게는 자명하게 보이는 현실을 계속 추궁당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으므로 지도자는 5번 내담자들에게, 고유한 체험을 표현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을 지향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러한 독려는 내담자를 외부 세계와 연결시키고 동시에 내담자에게 표현과 관계의 유용성을 시사한다. 5번 내담자들은 지도 관계를 통해 자기의 말을 애써 들어주고 이해해 주면서 자기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타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되며 이는 정서적 체험이 보다 심화될수록 고조된다. 지도자는 5번 내담자들의 반응을 기다려야 하지만 내담자의 반응을 독려하기 위해, 내담자의 자발성을 높이 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정한 시기에 이르렀을 때, 지도자는 5번 내담자들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많은 의사 표현에 놀라게 된다. 그러한 경우 지도자는 그들의 말이 장황하게 들릴지라도 주의 깊게 경청해야 한다. 경청의 자세는 5번 내담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시사하기 때문에, 지도자는 그러한 자세의 표상이 되어야 한다. 3.제 6 유형(충실한 회의주의자) 내담자 제 6 유형 사람들은 움츠림의 자세와 돌진의 자세를 오가는 성격 에너지를 지닌다. 이러한 이중적 성향은 너무나 많은 선택 사항들을 관찰하는 나머지, 그것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비롯된다. 6번 사람들은 종종 자기의 이중적 성향을 타자에게 투사한다. 지도자는 6번 내담자들과의 상담 관계에서 그들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과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는 결심의 차이점을 구별해야 한다. 6번 사람들은 행동으로 나아갈 때, 권위자로부터 충실성의 의무가 강요되는 것을 느낄 때 내키지 않는 의무를 일시적으로 수행할 뿐이다. 그럴 때는 불안한 행동이 수반되지만, 의무가 정서적 차원의 투신에서 비롯될 때는 어떠한 저항이 있더라도 침착함과 강인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상담 과정 안에서 6번 내담자들의 행동 및 선택에 수반된 정서 반응의 깊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보통 그들은 여러 행동 요인들 중에서 가장 타당하고 적절하다고 식별된 요인에 따라, 정서 반응 및 신체 반응이 수반된 일정한 행동 및 선택을 취하지만 타당성과 적절성에 대한 식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개 조심스럽고 불안한 정서 및 신체 반응과 그 이면의 반응, 즉 거만한 언행을 일삼는 과신과 독단의 자세를 이중적으로 넘나든다. 불안과 과신을 넘나드는 움츠림과 돌진의 이중적 성향은, 과도한 지각 기능 안에 맴돌면서 수많은 행동 및 선택 요인들과 가능성들 가운데서 시달리는 집착 상태를 의미한다. 지도자는 6번 내담자들이 행하는 의사 결정의 성격을 식별해야 한다. 만약 그것이 침착하고 차분한 성격의 정서 반응을 수반한 의사 결정이라면, 그것은 내면의 권위로부터 비롯된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자기가 위태로운 상태에 처해 있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즉 권위를 지닌 지도자의 판단을 기준으로 내려진 의사 결정이다. 그것이 정서적 깊이를 벗어나 관찰자인 지도자를 향해 편중되었다면, 6번 내담자들은 심각하게 머뭇거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도자의 눈에 확고한 결정으로 보이는 것이 실상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6번 사람들은 매력적이고 호감을 주는 성격을 다분히 지니고 있다. 그들 안에 자리잡은 천진난만한 성향은 꾸밈없고 개방적인 태도에서 잘 드러난다. 그들은 자기가 너무 순진해서 공격과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한다. 6번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희생자로 바라보며 자기 자신을 도움 받아야 할 사람으로 간주한다. 대개 미소 속에 드러나는 그들의 매력적인 성격 이면에는 경계와 의심, 그보다 심한 경우에는 편집증과 같은 성격이 공존한다. 따라서 지도자는 6번 내담자로 하여금 정확한 지각 반응과 불안에서 비롯된 투사적 반응을 구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6번 사람들은 의로운 입장에 서서 타자를 비판하고 비난한다. 또한 지도자를 포함한 자기가 신뢰했던 권위자들에게 환멸을 느낀 나머지, 분노의 감정을 품을 수 있다. 이러한 분노는 권위의 주체를 막론하고 그 권위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들은 위험을 두려워한다기보다, 권위 자체나 권위가 그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두려워하며 자각의 과정을 심화시켜 갈수록, 권위자들의 힘에 자신을 맡기고 그에 대한 결과들을 두려워하는 자기 현실을 의식하게 된다. 이때 지도자는 자기가 그들과 함께 결정과 행동의 과정에 동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야 한다. 궁지에 몰려 내담자가 충성심과 의무감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느낄 때, 지도자는 감당하기 힘든 현실로부터 비롯된 그들의 분노를 인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때 지도자의 역할은 6번 내담자들이 이러한 분노의 감정을 자각하도록 돕는 것이다. 6번 내담자들이 혼란과 무기력함으로 우울한 사념에 빠져 있을 때, 지도자는 그러한 상황에 함께 머물면서 그들이 자기의 현실을 수용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6번 사람들에게 있어서 좌절은 확연히 표현되지 못 한 채, 후퇴나 자기 비하의 행동들로 이어질 수 있는 감정이다. 그들은 자기의 무기력함을 혐오하면서도, 적어도 자기 혼자의 힘으로는 그것에 대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느낀다. 6번 사람들에게 있어 재담은 자기 존재와 자기의 체험에 관한 통찰을 얻는 데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들은 엽기적인 재담들이 이어지는 꿈을 들여다보면서, 자기를 보다 편안하게 바라보기 위한 희극적 관점을 얻을 수 있다. 6번 사람들은 특별히 율법이 삶보다 큰 비중을 차지할 때 단호하고 무자비한 면을 보인다. 그들이 갖는 집착 중 하나는 권위자가 정의의 이름으로 구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그 중요성을 자기 삶에 과도하게 부가하는 것이다. 정의와 질서의 법은 그들 존재의 중심이 된다. 그들의 시각에는 자기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그것을 존재의 중심과 원천으로 삼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성향에 유의하여 그들에게 스스로의 집착이 과도한 것인지, 혹은 그렇지 않은 것인지 주목하도록 하는 것은 그들이 규칙, 법률, 질서, 정의 등을 속박이나 금지가 아닌 자유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도와줄 수 있다. 지도자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그들이 스스로의 두려움을 무분별할 정도로 증폭시키는 현실을 주시하도록 도와주고 그들은 그러한 통찰을 얻을 때, 일시적으로 사로잡힐 수 있는 충동적 돌발이나 움츠림을 넘어 자기의 고유한 삶에 합류할 수 있게 된다. 지도자는 6번 내담자들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일종의 도피처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지도자가 내담자를 피해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내담자가 방어기제를 내던지고, 사고의 영역에서 결단의 영역으로 전진하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차원이다. 6번 사람들은 일단 자기의 내적 권위를 접하고 나면 정서적 차원에 깊이 머무를 수 있고 자기의 내적 권위를 신뢰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그들은 자기 신뢰로 인도해 주는 지도자와의 동반 관계를 통해 회개를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선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자유와 자발적 태도가 움츠림의 태도를 대신하게 된다. 4.제 7 유형(쾌락주의자) 내담자 제 7 유형 사람들이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삶을 보다 즐겁고 유쾌한 공간으로 변화시키길 원하며 여러 가능성들을 꿈꾸면서 그 중 가장 멋진 것을 상상하기 좋아한다. 또한 그들은 외향적이고 사교적이면서 내면 깊숙이 자리잡은 두려움을 은폐한다. 간혹 7번 사람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공포의 단계까지 접근한다. 이러한 공포의 감정은 외로움이나 유약함과 관련된다. 7번 유형에게 감각적인 자극은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현실이 과장되게 다가온다. 과도한 감각적 자극을 체험하는 것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때 두려움이 확대되어 다가오는 것과 유사한 체험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그들은 어둠의 현실을 빛의 현실로 바꾸고 싶어한다. 이런 성향으로 7번 내담자들은 지도 관계에서 특별히 안전한 환경을 찾으려고 한다. 그들은 자기 삶을 이해해 주고, 자기와 함께 위험 없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그러한 지도자를 찾게 될 때, 그들은 자기의 혼란스러운 감정의 깊이를 스스로 인정하게 되고, 현실에 직면할 수 있게 된다. 지도자가 7번 내담자들을 그저 피상적으로 쾌활하고 행복한 부류라고 인식할 때, 내담자들은 그 댓가로 자기에게 기쁨을 주는 계획, 습성, 체계들에 탐닉하게 된다. 반면에 지도자가 그들의 쾌활함을 차단시킬 수 있을 때, 그들은 어둡고, 외로우며, 괴로운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그러한 현실에는 아무런 의미도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회의에 빠지면서도 자기 스스로 현실의 균열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이러한 자세야말로 삶을 통제하기 위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대개 7번 사람들은 광범위한 정보력으로, 그리고 영적 지도를 포함한 여러 분야들에 관한 폭 넓은 통찰로 지도자를 사로잡는다. 그들은 자기 삶의 문제들과 걱정거리들을 매우 조리 있게 표현한다. 2/3/4 사람들이 관계의 끈을 잇기 위해 침묵의 공백을 채운다면, 7번 사람들은 두려운 감정을 물리치기 위해 대화를 지속시킨다. 그들은 너무나도 두려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의식하지 못한다. 지도자는 두려움을 은폐시키려는 그들의 노력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이르면, 그들은 더 이상 자기의 두려운 감정을 사고, 계획, 가능성들에 관한 수다스런 표현으로 은폐하거나 부정할 수 없게 된다. 그들의 탁월한 사변과 언변을 지도자들이 흥미있고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것은 그들 자신의 성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을 어둠과 고통의 세계로 억압하는 것 역시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에게 위협적인 현실을 상기시키고 지속적으로 그것에 신속하고 태연하게 대응시키는 것이, 그들의 현실 적응을 위해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열성으로 가득 차 있어 음식이나 유희, 혹은 타자의 반응 등 어느 특정한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소유하고 싶어하는 유아적 욕구를 지닌다. 그들의 충동적 욕구는 너무도 단순해서, 어느새 더욱 매혹적으로 와닿는 것에 마음을 빼앗겨 계획된 일정들이나 활동들을 외면하려 한다. 이러한 성향이 타자와의 관계에 적용될 때, 그들은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식이 된다. 따라서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다가오면, 그들은 종종 그 사람에게 사로잡혀 그 사람과의 관계에 빠지고 싶어한다. 또한 그들은 감각적인 자극을 선호하는 경향을 갖는데, 성적 본능의 표출은 문제로 대두되기도 한다. 그들은 버럭 감정이 폭발하는 기질을 갖기도 하는데, 감정 폭발은 갑작스럽고 강렬해서 지도자를 놀라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그러한 감정은 일시적으로 드러나다가, 표출되고 나면 다른 관심사들에 의해 분산되고 만다. 또 다른 분노는 보다 조용한 성격으로 드러난다. 퉁명스러운 태도나 현학적으로 비꼬는 말투, 혹은 점잖게 추궁하는 태도는 그들 행동의 주요한 동기라 할 수 있는 혼돈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비롯된다. 7번 사람들이 갖는 두려움은 그들이 지각적으로 “섭렵할 수 있는” 힘을 갖추지 못할 때에 드러나는데 그들 주위에 도사리고 있는 두려움의 정체는 아마도 지각적으로 혼란스런 상태일 것이다. 지도자는 현재에 머물기를 독려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현재가 반드시 상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식하게 해야 한다. 바로 지금 여기에 삶이 존재하며,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둠과 공허함을 만회하기에 충분한 생명력을 지닌다. 7번 사람들은 자기의 감정들을 체험하기 위해 일종의 도전적 자세를 필요로 한다. 그들은 우선적으로 후퇴하는 본능을 지녔지만, 본능적인 두려움에 맞서 싸우면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 과감히 행동하기도 한다. 그들이 정서적 차원에서 자기의 현실과 지도 관계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면, 지도자는 지도 과정이 매우 더뎌지는 이유를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그 이유를 찾게 되면, 7번 내담자들이 그렇게 열심히 언급하는 이야기나 통찰들이 정서적 차원이 아닌, 단지 지각적 차원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번 사람들은 어린애 같은 천진난만한 성격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방어 및 욕구들을 충족시키려고 쉽게 이탈과 거리두기의 집착으로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자기의 욕구들을 충족시키려는 지나친 집중 태도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그들은 타자를 위한 진정한 배려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그들은 지도자와 자신의 문제를 함께 표현하고 나눔으로써, 두려움으로부터 도피하지 않을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