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과목을 가르치는 것은 그렇게 어렵고 대단한 일은 아니다.

주어진 컨텐츠를 여러가지 테크닉을 섞어가며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사실

굳이 사범대를 나오고 교직이수를 한 교육자가 아니더라도 유명강사들도 모두 가능한 일이다.

요사이 일선의 학교 현장에서 교육정책과 사회상황이 미치는 결과가 얼마나 큰지 실감한다.

50대의  교사 선배들이 변해버린 학생들과 학교 현실에 괴로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과거 우리는 철학적 사유를 무시하고 오직 인생의 성공이라는 목표를 두고 교육에 임했기 때문이다.

사회는 경쟁사회이고 주어진 학생들의 능력을 객관식 시험으로 줄을 세워 순위를 정하고

그 순위로 직업을 배분하던 것이 당연했고 이러한 목적으로 모든 방법과 수단이 정당화되던 그 시대에는

학생도 교사도 철학적 사유를 할 필요가 없었다. 정답이 너무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의 성공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각이 너무나 다양해 버린 지금,

교사가 이 부분을 무시하게 되면 아무리 테크닉이 뛰어나고 컨텐츠를 완벽히 숙지한 교사라도

영혼없는 교사가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단순히 승진을 위해 이러한 부분을 암기하여 기획안을 작성하고 논술을 하는 행위는

아직 우리나라의 교육이 주입식과 암기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교육정책을 이해하여 기획안과 논술을 작성하는 것은 일종의 '영혼을 담은 철학적 행위'이다.


일단, 철학적 사유를 이 강의를 통해 바란 것은 아니다.

사실 연수의 내용들은 교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을 뒤져보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평범한 교육정책들이고 기획안의 작성은 우리가 흔히 봤던 공문의 그것이다.

그러나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교육정책들을 접하며

나 나름대로의 철학적 사유의 시간을 가진

의미있는 연수였다.